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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REVIEW

세 주인공을 통해 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by Herrenn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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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해야지 하고 미루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저에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보는게 그런 일 중 하나였죠.

가게다 뭐다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극명하게 갈리는 후기도 미루는데 한 몫을 했는데요 그래도 디카프리오와 브레드 피트 이 둘이 한 스크린에 나온다는 것 만으로 볼 가치가 충분 했기에 지난 주말 맥주 한 캔을 준비하고 쇼파에 앉았습니다.

 

10편의 영화만 찍고 은퇴하겠다는 불세출의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9번째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히피, 할리우드 영화계의 기류 변화 등의 메세지도 있지만 애초에 영화에서도 그렇게 깊게 다루고 있지 않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세 명의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기에 리뷰는 캐릭터 중심으로 하겠습니다.

어느정도 스포가 있으므로 스포를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1.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첫 번째 주인공 릭 달튼 입니다. 

릭은 가상의 인물로 한 때 잘나가던 영화배우였지만 지금은 악역이 되어 이미지를 소비하며 자신을 하루마다 쓸모 없어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예술인답게 감정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릭, 하지만 의외로 이 영화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불안정한 미래를 초조해하며 자신의 커리어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항상 가지고 살아갑니다.

또 술은 입에 달고 살지언정 마약은 쳐다도 보지 않는 영화배우라는 타이틀만 떼고 본다면 지금 저의 모습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현실적인 캐릭터 입니다.

 

물론 이렇게 현실적이기만 한 릭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영화가 밋밋했겠죠. 
자신에 대한 불안감과 신경과민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 몇몇 사건을 통해 릭은 자신이 하루하루 쓸모없어져 가는 사람이 아닌 한 명의 배우라는것을 깨닫게 하고 재도약의 계기가 되어줍니다.

 

근데 이 몇몇 사건이라는게 너무 웃깁니다 ㅋㅋ 거울속 자신에게 협박을 하기도 하고 8살 꼬마배우에게 훈계를 듣는가 하면 싸구려 소설책에 과몰입해 아이 앞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코어씬이 아닌가 싶네요 ㅋㅋㅋ 연기를 위해 태어난 남자 디카프리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 자체가 비극적이고 염세적인 히피와 전성기가 지난 중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릭의 존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잘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2.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클리프 부스는 릭의 절친이자 매니저 겸 스턴트맨입니다. 물론 릭과 마찬가지로 가상의 인물입니다.

잡설입니다만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알게됐는데 브래드 피트(63년생) 디카프리오(74년생)의 나이차이가 10살 이상 나더군요. 그런데도 친구역할을 이질감 없이 소화하고 심지어 자신있게 상탈이 가능한 브래드 피트가 진짜 대단하긴 합니다.

 

클리프라는 캐릭터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번 감정기복이 없고 2번 절대 굽히지 않습니다. 

 

감정기복이 없기에 클리프는 찡찡대는 릭을 조용히 달래줍니다. 릭이 느끼는 불안감, 공허함따윈 클리프에겐 먼나라 얘기죠. 그리고 후에 릭이 예전처럼 지낼 수 없음을 통보할때도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그저 받아들일 뿐입니다.

 

하지만 일단 고집을 부리면 절대 꺽지 않습니다. 

카메오로 출연한 이소룡과의 대결신이 이러한 클리프의 성격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집도 없고 가족도 없고 벌이도 시원치 않지만 본인의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 스턴트역할을 겨우 따낸 영화의 주인공을 시원하게 패버리는 남자. 전쟁영웅 클리프 부스 입니다.

 

3.샤론 테이트(마고 로비)

 

이 영화의 모티브는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 입니다. 

찰리 맨슨이라는 미친 히피작자가 그의 추종자들을 통해 로만스키/샤론 테이트 부부의 집에 침입하여 임신 8개월이었던 샤론 테이트 그리고 같이 있던 친구들까지 무참하게 살해한 끔찍한 사건입니다. 

 

당시 샤론 테이트는 26살의 젊은 여배우였고 비록 사생활은 문제 투성이지만 천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영화감독 로만스키와 결혼해 임신중인 상태였죠.

완벽한 외모와 착실히 쌓아 나가는 배우로서의 커리어 그리고 유명감독과의 결혼까지 인생에 불행이라곤 들어갈 틈이 없을것만 같았던 전도유망한 여배우의 삶은 그렇게 비극적으로 끝나고 맙니다.

 

다행히 영화는 현실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하여 배우로써 친구로써 그리고 아내로써의 그녀의 모습을 그려보며 추억합니다.

 

그 중 백미는 단연 극장씬 입니다.

몇 안되는 관객 사이에서 본인이 출연한 영화를 보는 샤론 테이트. 비록 몇 안되는 관객이지만 그녀의 연기에 관객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남몰래 웃음짓는가 하면 공들인 액션신에서 관객들의 박수가 터지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에 저도 같이 미소를 짓다가 문득 그녀에게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을 하지만 존재했다면 분명히 그랬을 그 순간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씬은 전성기가 지나 현실적인 고민에 가득 찬 릭 달튼의 모습과 분명한 대조를 이루기도 합니다.

 

이렇게 세 인물의 서사를 따라가다보면 대망의 타린티노식 액션씬이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앞부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면 마지막 20분은 그 지루함을 보상해주겠다는 듯 과격하지만 스타일리쉬하고 또 적나라한 액션씬으로 갈증을 해소시켜 줍니다.

 

스토리에 대한 평은 갈리지만 저에겐 세 배우의 연기만으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 보고싶은 수작으로 남았습니다:)

 

평점 8.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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